안녕하세요! 디자이너를 위한 영감과 인사이트를 저장하는 공간 (:D)Drive입니다. 다들 꽃구경 다녀오셨나요? 저는 이번에 본의 아니게 많이 돌아다니면서 양껏 즐긴 거 같아요. 오랜 추위를 인내하고 마침내 피어나는 그 생명력은 언제 봐도 참 아름답습니다. 오늘은 이런 꽃과 식물과 관련한 디자인을 소개해 드릴게요.

1주년인 다음 호에는 궁금하신 내용에 답변하는 Q&A 호를 보내보려 하는데요. 꽤 흥미로운 질문들이 들어왔어요.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아래 버튼을 눌러서 남겨주세요!

📁 오늘의 파일 리스트

• [design] 님에게 자연은 무엇인가요?
• [design] 꽃의 가능성과 잠재력
• [archive] 꽃으로 내가 되기
• [archive] 식물을 그린다는 것
• [info]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 [refresh] 봄 산책을 나서볼까요

님에게 자연은 무엇인가요? 🌿

서울 식물원을 다녀오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회사 근처여서 퇴근길에 가볍게 산책하기도 하는데요. 넓은 녹지가 있는 것만으로도 한결 마음이 놓이는 기분이에요. 이런 공간을 1891년부터 제공해 온 뉴욕 보태니컬 가든(NYBG)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새로 정립했습니다. Wolff Olins에서 진행한 이 리브랜딩 프로젝트는 “Do Right By Nature” 라는 컨셉 하에 자연을 연구하고, 보호하고, 배우고, 또 즐기는 다양한 모습을 담으려 했다는데요.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전용 서체와 NYBG의 풍경에서 가져온 컬러 팔레트는 풍성한 생명력이 느껴져요. 자연이 바라보는 듯한 사진과 정원의 형태에서 가져온 그래픽 요소들은 자연물 그대로를 표현하는 것에서 탈피한 창의적인 접근 같습니다.

꽃의 가능성과 잠재력 🌼

꽃의 일상화를 꿈꾸는 꾸까의 리브랜딩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너무나도 새로운 모습에 당황했었는데요. 흔히 생각할 수 없는 블랙과 옐로우의 컬러 조합, 기존의 깔끔함을 과감히 벗어나 강한 개성이 드러나는 새로운 로고 타입까지. 이러한 급진적인 변화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글을 소개해 드려요. 꽃이 가진 본질을 Fun(재미와 흥미), LOVE – U(사랑의 표현), ONLY(오직, 유일한), WHATEVER(혁신, 도전 의식), EASY(공감), RESPECT(존경심과 애티튜드)로 해석하고 이를 로고에 담았다고 해요. 철자 중 U는 ‘당신’에 집중하고 향하기 위해 다른 조형을 적용했고요. ‘SISU(시스)’라고 불리는 심볼은 두려운 역경에 맞서고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마음가짐을 나타내고자 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키 컬러와 다채로운 꽃들이 잘 어우러졌을지, 또 추상적인 디자인 컨셉이 잘 전달 됐을지 궁금한데요. 여러분들이 보기엔 어떠신가요?

꽃으로 내가 되기 🌷

종종 아는 사람의 디자인을 보다 보면 꼭 자기 같은 거 만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만큼 알게 모르게 자신의 성향을 표현하게 되는 거 같습니다. 꽃을 이러한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작가를 소개해 드려요.

안아랑 작가는 자신을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설명하며, 꽃 작업으로 자신을 기록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대표적으로는 꽃과 식물을 활용해 균형과 조화를 만들어내는 모빌 작업이 있어요. 꽃과 식물의 아름다움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그 아름다움에 대한 존중과 감사를 담으려 모빌을 제작한다고 합니다. 꽃 작업은 물론 글을 쓰고 사진을 찍거나, 모델로도 활동하는 등 경계 없는 활동을 이어가며 자신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또 어떤 모습을 선보일지 기대됩니다.

한편, 송슬기 대표는 자신을 투영한 브랜드 오베르를 운영하고 있어요. 본인의 정제되고, 성장하고 변하는 모습 자체를 꽃과 식물에 담으려 한다고 합니다. 꽃과 식물이 공간과 가구, 액세서리 등 일상의 물건들로 변하는 그의 작업은 낯설고 감각적인 경험을 선사해요. 원예가 이런 곳까지 확장될 수 있구나 새삼 놀랐습니다. 꽃과 식물로 얼굴을 그리는 #impressionbyflower 프로젝트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면서도 정말 다양한 표정이 그려져서 흥미로웠고요. 익숙함을 낯설게 만드는 것,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만들어내는 건 항상 경이롭습니다.

식물을 그린다는 것 ✒️

식물 세밀화(Botanical illustration)를 들어보셨나요? 식물 세밀화가 이소영 작가는 이를 사실적인 표현을 넘어, 식물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식물학을 위한 그림이라고 설명했어요. 식물의 고유한 특징을 기록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을 관찰하고 고유성을 파악해,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종합적으로 그려내야 한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디자인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물을 기록하는 일이 결국 식물 주권과 연결되고, 식물 이름을 아는 것이 식물을 아끼고 보존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작가님의 인터뷰가 인상적이었어요. 앞으로는 오고 가는 길의 꽃과 나무들의 이름을 한번 살펴보려 합니다.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

국내 최초의 여성 조경가 정영선 님의 개인전이 열렸어요. 반세기에 걸친 그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전시라고 하는데요. 선유도 공원, 국립현대미술관 정원 등 우리에게 익숙한 공간의 조경을 작업을 해왔기에 더 흥미로웠어요. 조경이 우리에게 에너지를 주는 자연에게 자리를 내주는 것이라 말하는 그의 작업에서, 자연의 치유적 속성을 엿볼 수 있어 보입니다. 더불어 조경이 가져올 수 있는 공공성, 사회문화적 영향 등을 확인할 수도 있고요. 그의 조경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문화와 자연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일석이조의 전시인 거 같습니다.

봄 산책을 나서볼까요 🚶

산책 좋아하시나요? 최근 한 연구에서 도시환경과 자연환경이 정신건강과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고 해요. 결과는 자연에서 산책한 후에 감정을 처리하는 편도체 활동이 현저하게 감소했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도가 줄어든 것인데요. 한편 다른 연구에서는 신선한 풀 냄새와 꽃향기가 심리적 상태를 개선했다고 합니다. 괜히 사람이 자연을 찾는 게 아니구나 싶었는데요. 오늘은 가벼운 산책을 나서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자연스럽게

익숙하게 쓰는 ‘자연스럽게’라는 표현에서 문득 ‘자연’이 돋보일 때가 있어요. 결국 모든 것은 자연에서 비롯됐기에 가장 편하고 당연하단 의미로 '자연스럽다'를 쓰게 된 게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본질을 표현하는 디자인은 결국 자연스럽게 우리의 기원을 담아내는 게 아닐까요? 저는 그럼 Q&A 시간과 함께 돌아올게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