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디자이너를 위한 영감과 인사이트를 저장하는 공간 (:D)Drive입니다.

‘처서 매직’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아직도 한낮은 굉장히 뜨거운데요. 그런 와중에 각종 패션 브랜드에서는 23FW 컬렉션을 소개하기 시작했어요. 볼 때마다 땀이 흐를듯한 옷들과, 강렬한 햇빛의 대비가 참 기묘하단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기후 위기가 체감되는 요즘 패션 산업이 환경에 끼치는 지대한 영향을 생각하면 말이죠. 이번에는 이런 실과 바늘의 세계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지속 가능한 이야기를 가져와 봤습니다. 그럼 시작할게요.

📁 오늘의 파일 리스트

• [archive] 이걸 이렇게?
• [archive] 이걸 또 이렇게??
• [brand] 밑창만 바꿨을 뿐인데
• [info] 패치가 탐나서 그러는 건 아니고요
• [archive] 책을 꿰매고, 추억을 엮는 수선가

이걸 이렇게? 🏐

요즘 다양한 소재를 업사이클링한 브랜드와 제품이 나오고 있죠. 그중 독창적이고 힙한 디자인으로 주목받는 디자이너 니콜 맥러플린(Nicole McLaughlin)을 소개해 드려요. 그는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소재를 예상치 못한 패션 아이템으로 업사이클링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테니스공을 갖고 슬리퍼를 만든다던가, 모자를 꿰매 바지를 만드는 식인데요. 좋은 취지와 새로움은 물론, 힙하다는 느낌까지 드는 디자인인 거 같아요.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일상적인 제품도 선보이는데, 보따리 상인인 저로서는 반스와의 협업 제품이 눈에 갑니다.

이걸 또 이렇게?? 💡

해외에 니콜 맥러플린이 있다면 국내에는 이 작가를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오재훈 작가는 다양한 의류를 활용해 램프, 화병 등의 오브제를 제작하고 있어요. 매력적인 소재를 탐색하다 보니 자연스레 업사이클링의 가능성을 알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최근에는 케이스티파이와의 협업을 하며 작업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어요. 올 초 인터뷰에서는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작업물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하니,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밑창만 바꿨을 뿐인데 👟

앞선 작가들이 앞서나간 실험적인 느낌이었다면, 피터슨 스툽(Peterson Stoop)은 당장 신을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신발을 선보이고 있어요. 빈티지 신발에 브랜드만의 밑창을 덧대서 제품을 제작하는데요. 현란한 색의 운동화에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밑창이 더해지니 전에 없던 새로움이 느껴지더라고요. 신던 신발을 신청해서 밑창을 교체 받을 수 있는 서비스 또한 제공하고 있으니, 의미가  있는 신발이라면 이렇게 오래오래 신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패치가 탐나서 그러는 건 아니고요 👀

‘Don’t buy this jacket’. 아마 한 번쯤은 보셨을 이 광고는, 파타고니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파타고니아는 불필요한 구매를 지양하자는 이 캠페인에 더해, 갖고 있는 옷을 최대한 오래 입자는 취지의 서비스 원웨어를 운영하고 있어요. 브랜드, 제품을 막론하고 수선해 준다는 점에서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수선하면 부착할 수 있는 패치도 매력적인 거 같아요. 안 그래도 소매가 해지고 있는 옷이 있는데, 조만간 수선을 해볼까 합니다.

책을 꿰매고, 추억을 엮는 수선가 📖

꿰매고 기워내서 수선하는 건, 옷에 국한되지 않는데요. 재영 책 수선가는 말 그대로 책을 고치는 수선가로, 오래되거나 망가진 책을 고치고 있어요. 그는 흔적이 남는 복원 테이프를 사용하는 대신, 종이의 올을 한땀 한땀 풀어 다시 잇는 등 엄청나게 섬세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어요. 고객이 갖고 있는 책에 대한 사연을 듣고 함께 수선 방향을 결정하는 등, 단순 제본을 넘어 추억을 새로 엮어내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Green is the new black

가치 소비가 확산하면서 친환경이란 키워드는 트렌드에서 빼놓을 수 없게 된 거 같아요. 이런 트렌드에 맞춰 다양하고 재밌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또 성공하고 있다는 건 큰 귀감이 됩니다. 기후 위기라는 큰 위험에 직면한 지금 친환경이 보다 일상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어요. 그 속에서 새로움과 영감을 창조해 내는 창작자들이 더 많아지길 바라며 이만 마칠게요.